야구
김광현 발목 잡은 마차도 슬라이딩, 지도자들은 “안하고 아웃 카운트 헌납할 거냐”
논란을 빚었던 매니 마차도(29·샌디에이고)의 슬라이딩을 두고 함께 했던 감독, 코치들이 변호에 나섰다. 마차도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상대 선발 투수인 김광현을 상대로 나와 4회 말 아레나도의 실책으로 출루했다. 다음 타자인 크로넨워스가 2루수 땅볼을 치면서 병살 위기를 맞았지만, 마차도가 2루수 토미 에드먼에게 슬라이딩하면서 세인트루이스의 병살 시도를 차단했다. 문제는 슬라이딩의 시점이었다. 베이스를 향한 슬라이딩이 아니라 일찌감치 베이스와 떨어져 있던 수비수를 상대로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본인의 아웃 여부와 상관없이 야수의 수비를 저격한 셈이다. 주자를 지우지 못한 김광현은 결국 이후 볼넷 3개와 안타를 허용하면서 4실점 해 이날의 패전 투수가 됐다. 경기 종료 후 김광현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수비 방해 같았다”며 “감독이 항의했으면 했다”고 전했다. 반면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판정에 동의하며 별다른 항의를 표시하지 않았다. 수비 방해를 판단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판정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메이저리그 규칙 6.01(j)에 따르면 선의의 슬라이딩(bona fide slide)을 시도한 주자는 수비 방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규칙을 소개했다. 6.01(j)에 따르면 주자가 베이스에 도달하기 전 지면과 접촉해 슬라이딩해야 한다. 또 손이나 발로 베이스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어 슬라이딩을 완료한 후 베이스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야수와 접촉하려고 경로를 변경하지 않고 베이스에 손이 닿는 곳까지 슬라이딩하는 경우 선의의 슬라이딩으로 인정한다. 조기에 야수를 저격한 마차도는 선의의 슬라이딩으로 보기 어려웠지만 한 가지 조건이 달랐다. MLB.com은 “규칙 6.01(j)는 병살 시도 상황에서의 슬라이딩에만 적용된다”며 “마차도는 이미 베이스를 밟아 병살 플레이를 진행 중이던 것이 아니라 그를 태그하려던 2루수에게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병살 플레이라고 판단하기 전 상황이었기 때문에 악의적인 슬라이딩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뜻이다. SNS를 통해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었지만, 팬들의 인식과 달리 마차도의 전·현직 지도자와 동료들은 그를 감쌌다. 마차도의 친정팀인 볼티모어의 감독이었던 벅 쇼월터는 미국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를 통해 “홈플레이트랑 같다고 봐야 한다. 공을 가진 야수가 경로를 지키고 있으면 피하거나 플레이를 막는 대신 자신을 포기할 생각인가”라며 “올바른 플레이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차도가 야구를 잘하고 경기에 끝까지 집중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라며 “병살이 나지 않도록 방법을 찾고 노력했기 때문에 그의 플레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라고 마차도를 변호했다. 쇼월터는 지난달 트레아 터너가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비슷한 슬라이딩을 했지만, 화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역시 전 팀 동료였던 아담 존스도 마차도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100%다”라며 “알다시피 (똑같은 행동을 해도) 누구는 그라인더라고 불리고 다른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 누군가는 공격적이라 하고 다른 선수에게는 열정적이라고 부른다”라고 마차도가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존스는 지난 2019년에도 마차도가 도미니카계인 탓에 비판받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샌디에이고 지도자들도 마차도의 편을 들었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차도가 지저분한 선수라는 주장에 지친다”라며 “그는 이기는 데만 몰두하고 배운 대로 경기를 할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팀 주루를 책임지고 있는 스킵 슈마커 역시 MLB.com과 인터뷰를 통해 “얘기할 거리가 아니다”라며 “제대로 된 플레이였다”라고 마차도를 변호했다. 슈마커는 “샌디에이고는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그렇게 가르친다”며 “모든 팀이 같은 방법으로 병살을 피하진 않지만, 이것이 샌디에이고의 방식이다”고 전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5.18 12:00